기존에 사용하던 3D 프린터는 플래시포지의 어드벤처 3으로, 거의 5년 가까이 사용했다.
자잘한 부품을 뽑을 때 유용하게 사용해왔지만 빌드 볼륨도 작고 출력 중간에 실패도 잦고 고장 및 정비소요도 많아서 그렇게 자주 사용할 만한 물건은 못 됐다.
특히 빌드 볼륨이 150mm^3인 것이 너무 작아서 뭔가 쓸만한 것을 출력할 수가 없었기에 슬슬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무엇으로 업그레이드할 지 다양하게 찾아보다가 편의성은 뱀부가 최고라길래 뱀부 A1 콤보로 생각이 정해졌다.
A1의 빌드 볼륨은 256mm^3으로 충분히 크고, 터치 LCD 패널로 제어도 가능하고, 오토 베드 레벨링은 물론이고 또한 에디 커런트 센서를 이용한 자동 유량 캘리브레이션까지 가능하다. 거기다 Combo에 포함된 AMS Lite를 연결해서 4색 멀티컬러 프린트 까지 가능하다.
챔버형이 아니기 때문에 ABS 출력은 불가능하지만, ABS를 출력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P1S 보다도 성능적 메리트가 큰 기기라고 할 수가 있다. 터치 LCD와 자동 유량 캘리브레이션은 A1 시리즈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진동 자체도 A1이 더 적다고 한다.
A1 콤보의 당시 국내유통가는 약 100만원, 타오바오 내수판 직구가는 약 70만원 선으로 직구하면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았다.
글로벌판(국내정발판, 미국 공홈판)과 중국 내수판의 차이점은 클라우드 연결이 가능한지의 차이이다. 글로벌판은 뱀부 클라우드에 연결해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하고 컴퓨터와 원격으로 바인딩할 수 있지만 중국 내수판의 경우 내수 클라우드 서버가 따로 있기 때문에 중국 IP와 중국 폰 번호를 이용해 가입하지 않으면 이런 기능들을 사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없는 기능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하지만 가격 차이가 워낙에 나고 어차피 Lan Only Mode를 사용하면 기존에 와이파이로 연결해서 사용하던 프린터와 전혀 차이가 없기 때문에 내수판을 구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11월 시점에서는 한국 공식 홈페이지가 기습 등장하여 정발판 콤보를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니 그것을 구매하길 추천한다. 한 달 차이로 똑같은 가격에 내수판을 떠안게 된 나는 기분이 매우 안 좋다.)
나는 24년 9월 중순에 타오바오에서 구매했다. 이 때 콤보의 정가인 3999위안에서 거의 20만원을 할인하는 2999 위안으로 크게 할인을 해서 필라멘트를 포함한 세트로 구매를 했다.
먼저 타오바오에서의 결제가는 60만원 정도.
사은품 랜덤 필라멘트 1롤도 포함되었다.
배송대행지에 도착한 프린터와 운송비... 한 4만원 정도를 예측했는데 47180원이라는 흉악한 비용이 나왔다. 필라멘트 때문에 박스가 여러개인 데에다 프린터 박스 자체가 미친듯이 커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평소였으면 주문으로부터 열흘 이내에 집까지 도착했겠지만, 중국의 국경절에 주문시기가 겹치는 바람에 택배가 한참 묶여서 거의 3주가 지난 10월 중순에나 받을 수 있었다.
3D 프린터는 한중FTA에 의해 관세(8%)가 면제이므로 부가세(10%)만 납부하면 된다. 처음에는 이 한중FTA가 적용이 안되어서 관세와 부가세를 모두 납부하라고 안내가 와서, 포워더 업체에 전화를 해서 이 점을 말씀드리니 당일에 바로 수정을 해 주셔서 부가세 6만원 정도만 추가로 납부했다. 결과적으로 총 비용(타오바오 결제 + 배송대행비 + 수입부가세)은 72만원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집에 도착한 택배. 진짜 엄청나게 크다. 분명 A1 콤보 언박싱을 찾아봤을땐 이렇게까지 안 컸는데?
찾아본 바에 의하면 직접 조립해야 되는 방식이라 차곡차곡 들어가 있으면 이렇게까지 클 이유가 없는데 의아했다.
먼저 필라멘트는 같이 구매한 검정 PLA와 랜덤으로 받은 사은품인 Ocean to Meadow라는 투톤 PLA 필라멘트이다.
일단 개봉하니 맨 위에 매뉴얼과 PEI 베드가 붙어 있다.
그것을 들어내니 AMS Lite 본체가,
그리고 또 그것을 들어내니 마침내 A1 본체가 보인다.
근데 직접 조립해야 한다는 것과 달리 이미 완전히 조립이 된 상태 통째로 포장이 되어 있었다. 아마 글로벌판과 다르게 내수판은 이런 상태로 패키징을 하나 보다.
AMS Lite와 기타 각종 부속들.
필라멘트 행거, AC 전원 케이블, 필라멘트 컬러 샘플, 각종 나사 등이다.
필라멘트 컬러 샘플은 뱀부에서 판매하는 필라멘트를 구매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드디어 꺼낸 A1의 본체. 베드가 앞뒤로 움직이는 멘델 방식 프린터인것을 감안해도 생각보다 크기가 엄청 컸다.
배송 중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해 Z축을 고정해놓은 부품을 나사를 풀어 제거해야 한다.
원래 바로 베란다의 기존 프린터 자리에 설치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커서 일단 방 한켠에 놓고 전원을 넣어 보았다. 최초에 전원을 넣으면 먼저 캘리브레이션을 한참 진행하며 모터 노이즈 캔슬레이션, 베드 레벨링, 진동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때 진동 테스트는 무슨 굴착기 소리가 나기 때문에 밤에는 하지 말자.
초기 세팅이 끝나고 동봉된 MicroSD에 기본으로 들어있던 벤치 보트를 출력해봤는데 엄청난 속도로 출력을 한다. 어찌나 빠른지 임시로 올려둔 나무 선반이 휘청휘청 거린다. 박스에서 꺼내고 전원 넣고 자동 캘리브레이션 한번 한 상태에서 출력한 결과물이 이 정도로 나오다니 역시 뱀부는 뱀부다.
다른 부품도 한번 출력해 봤다. 역시 아주 빠르게 출력이 완료된다.
왼쪽은 플래시포지 어드벤처 3으로 출력한 것이고 오른쪽은 뱀부 A1으로 출력한 것이다. 딱 봐도 곧은 정도나 구멍 있는 층에서의 결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어떻게 베란다를 정리해서 베란다로 이동을 시키고 큰 출력물도 뽑아 보았다.
10인치 랙 용 선반을 뽑아 보았는데 이런 베드 한 축을 거의 다 채우는 출력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SD카드에 내장되어있던 프로펠러 장난감. 작동도 아주 잘 된다.
직접 모델링해서 부품함의 칸 수를 두 배로 늘려보았는데 저렇게 여러개를 한번에 출력하면서도 문제없이 알아서 전부 진행이 됐다.
다음으로는 AMS Lite를 설치했다. 공간이 너무 없어서 어떻게 설치하지 하다 그냥 옆에 딱 붙여놓았는데 작동에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멀티컬러 출력을 하는게 아니라면 AMS Lite는 딱히 필요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여러 색의 필라멘트를 걸어두고 필요할 때 마다 클릭 한 번으로 자동으로 색을 바꿔가며 프린트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AMS 시스템은 의미가 있었다. 정말 편하다.
이런짓도 가능하다.
비록 한 달 차이로 내수용을 글로벌판 가격으로 산 호구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잘 작동하니까 됐다.
기존에 쓰던 프린터는 정밀도 낮고 외관을 신경 안 쓰는 프로토타이핑 용도나 부품 땜빵 용도로나 가끔 사용했는데 A1은 본격적인 프로토타입 외장 제작용도로 사용해도 될 정도의 미려한 출력물을 보여줬다. 거기다 AMS Lite를 이용한 멀티컬러 출력까지 활용하면 각종 장식물을 만들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프린터 정비에 골머리 썩지 않고 출력만 신나게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역시 뱀부랩이 답인 듯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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