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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디바이스·주변기기

제네렉 Genelec 8020D 화이트 모니터링 스피커 개봉·설치기

by 흰오리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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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5

 

몇년 전 부터 군침만 다시던 제네렉 스피커.

 

가격도 가격이고 룸 어쿠스틱도 썩 좋지 않아서 실제 들여올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어쩌다 보니 제네렉 8020D를 들여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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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렉 스피커 좋은거야 좀만 관심 있으면 다 알지만 가격은 취미 수준에서 접근하기 좀처럼 쉽지 않다. 특히 학생이라면 더더욱.. 가장 하위 라인업인 80X0 라인에서도 1조가 200만원 안에 들어오는 제품이 8010A (3인치), 8020D (4인치), 8030C (5인치) 세 가지 밖에 없으니 말이다. 

파괴적인 가격.. 그나마 제네렉 중에는 하급기라서 저렴한 편이라는게 함정.

 

 그래도 사용 후기나 글들을 찾아보면서 막연히 버킷리스트 삼아 8030C나 노이만 KH80정도를 사고 싶다고 생각은 쭉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친한 형이 8020D를 샀다고 해서 직접 들어볼 수가 있었다.

 

 

 여기도 룸 세팅이 썩 좋진 않지만 그래도 직접 들어보니 8020D만 해도 출력이 아주 넘쳐서 방구석에서 틀기에는 중간 볼륨도 쓰기 힘든 수준이였다. 저역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가격이 깡패인지 내가 원래 쓰던 오디오엔진 A2+와는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였고, 또 내가 저음이 너무 센 것을 안 좋아하기도 해서 딱 적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가 크기도 8030C는 너무 커서, 8020D의 사이즈가 딱 마음에 들었다. 이때부터 약간 현실적인 목표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가까운 지역에서 8020D 화이트 모델의 거의 새것인 중고 매물이 나와서 이틀동안 고민하다 결국 사오고 말았다. 그레이 모델에 비해 중고가가 많이 비싸지만 화이트 모델은 매물 자체가 거의 없어서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중고가 방어도 잘 되긴 한다.

 

 사실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충동구매한 감도 있다. 우린 어른이야 우울하면 돈을 써. 

 

 

 제네렉 스피커는 1통씩 판매하기 때문에 한 박스에 하나씩 포장되어 있다.

핀란드 회사 제품이라 그런지 MADE IN FINLAND가 눈에 띈다.

 

 

 박스는 겉박스와 흰색 속박스의 이중으로 되어 있으며, 흰색 박스를 열면 그 아래 작은 박스에 매뉴얼과 전원코드가 있다. 정발품이라 전원코드는 강원전자의 국내용 플러그 케이블로 대체되어 있으며, 스피커 색상에 맞춰 흰색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 아래에 스티로폼 구조물 사이에 스피커 본체가 들어있다.

 

 

 두 대를 전부 꺼내놓았다. 스피커 몸체의 재질은 알루미늄으로, 무광 화이트로 깔끔하게 도장이 되어있다. 통 당 무게는 3.2kg이다.

 

 

 오디오엔진 A2+BT와의 비교. 4인치의 작은 스피커라고는 하지만 데스크에서 사용하기엔 여전히 큰 편이다. 둘 다 화이트지만 제네렉은 약간 웜톤이다. 개인적으로는 A2+BT의 색감을 더 좋아해서 약간 아쉬운 부분.

 

 

 뒷면에는 각종 정보가 쓰여 있고 전원버튼과 DIP 스위치, 전원단자와 입력단자가 있다. 전원버튼은 푸쉬락 토글 스위치가 아니라 택트 스위치로,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듯 하다. 정발품인만큼 수입사인 삼아사운드의 안내스티커와 KC인증 표시도 확인할 수 있다.

 

 

 고가의 모니터링 스피커를 처음 사용한다면 아마 처음 마주하는 관문이 연결 방법일 것이다. 제네렉 80X0 시리즈는 프로용 장비답게 아날로그 입력으로 Balanced XLR 입력만을 사용한다. 액티브 스피커라 별도의 앰프는 필요없지만 보통은 AUX(3.5파이)나 RCA만 쓰다가 이런걸 마주하면 당황할 법 하다. 마이크도 아니고 스피커에 XLR 연결은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밸런스드 인풋이란 모노 채널에서 보통 2극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게 3극을 이용해 정상파형과 역위상 파형을 동시에 보내고 리시버에서 역위상 파형을 다시 뒤집어 정상파형과 합치면서 전송 과정에서 생기는 노이즈를 상쇄 간섭으로 제거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DAC도 밸런스드 아웃풋을 지원해야 하며, 밸런스드 아웃풋은 3극인 XLR 단자와 6.35 TRS 단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AUX, 6.35 TS, RCA와 같은 언밸런스드 단자에도 사용은 가능하지만 권장되지 않는데, 언밸런스드 단자인 AUX나 RCA 출력만을 사용할 수 있다면 XLR-AUX Y케이블이나 XLR-RCA 케이블을 사용해서 연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특이한 연결법이다 보니 케이블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스피커에 맞는 출력을 지원하는 DAC를 미리 구비하는 편이 좋다.

 

 제네렉에서는 또 80X0 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소비자용 라인인 G 시리즈가 있는데, XLR 입력을 RCA 언밸런스드 입력으로 대체해두어서 경우에 따라 이 쪽이 더 사용하기 용이할 수 있으니 용도와 환경에 맞게 선택하면 되겠다.

 

 내가 사용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6.35 TRS 밸런스드 아웃풋을 지원해서, 미리 XLR-TRS 케이블을 준비해두었다.

 

밸런스드 연결을 위해 XLR 3극과 TRS 3극이 연결된다. 모노 케이블이라 두 개 필요하다.

 

 XLR 케이블 단자가 상당히 커서 스피커 거치 시 꺾임각이 상당하지만 그래도 8010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라 한다.

 

 

 케이블의 반대쪽은 6.35 TRS 단자는 오디오인터페이스의 출력부에 연결한다.

 

 

 DIP 스위치를 이용하여 환경에 따라 간단한 EQ를 조절할 수 있다. 나는 책상에 두고 사용할 것이라 부밍을 줄일 수 있게 200Hz 대역을 깎아주는 Desktop 옵션 스위치를 켜 두었다. 이외에도 Bass Tilt를 통해 저음을 -2dB, -4dB, -6dB중 선택하여 조금씩 깎을 수 있고, 서브우퍼를 별도로 사용한다면 Bass Roll Off로 저음을 죽일 수도 있다.

 

스피커를 배치하고 전원 케이블과 입력 케이블을 전부 연결해서 우선 설치를 끝냈다.

 

AudioEngine A2+BT (좌) / Genelec 8020DW (우)

기존에 사용하던 A2+ BT에서 8020D로의 교체 전/후. 우측의 서브모니터로 인해 본체 사이에 공간이 협소한데, 8020D가 딱 배치 가능한 마지노선의 크기로 자리에 쏙 들어갔다.

 

 

 설치 환경이 썩 좋지는 못하다. 뒤에는 벽이고, 옆에는 본체가 있고, 별도 스탠드가 아닌 데스크에 iso-Pod 그대로 배치했다. 그럼에도 음악을 들어보니 그냥 좋다. 워낙 체급 차이가 큰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다 보니 저음의 탄탄함과 고음의 해상력, 선명하게 분리되어 전에는 잘 안 들리던 각종 소리까지 체감이 안 되는 부분이 없다. 

 

 스피커가 좋아서 생기는 단점이라면... 믹싱이 잘 안 된 곡들은 들을 때 고통스럽다. 소리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모니터링 스피커의 덕목이 좋은 건 좋게 구린 건 구리게 들리는 것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체감이 될 줄은.

 

 스피커 자체의 사용성면을 보자면 ISS 기능이 굉장히 편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절전 상태를 유지하다가 소리 입력이 들어오면 바로 켜지는 것인데, 스피커 전원을 일일히 끌 필요가 없다. 오디오엔진 A2+BT를 사용할 때는 스피커에 발열이 심해서 컴퓨터를 사용할 때 마다 팔을 뻗어 일일히 전원을 켜고 껐어야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용 편의성은 A2+BT에 밀린다. AUX 입력과 RCA 입력 그리고 USB 입력과 블루투스 입력의 총 네 가지 입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A2+BT와는 달리 8020D는 XLR 입력만을 받아서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연결된 PC에서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PC를 여러 대 사용하는 입장에서 다른 PC에서 즉시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 하지만 스피커의 본질은 소리니까 그런 것 쯤은 감안할 수 있다.

 

 총평. 습관적으로 늘 듣던 음악들도 이걸로 다시 들으니 또 새롭다. 저음도 (내 기준)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후회는 없다. 그리고 이 정도 장비는 감가도 적고 그 자체로 자산이기도 해서 그렇게 합리화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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