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딴게... 키보드? - OLKB Planck 키보드 사용기

 

 기계식 키보드의 세계에는 다양한 배열이 존재한다. 보통 풀배열이라 부르는 104키, 우측 키패드가 빠진 텐키리스 87키, 방향키와 기능열까지 빼 버린 포커배열 61키. 이외에도 정말 제작자가 설계하기 나름이라 배열과 키 개수는 모양따라 형태따라 각양각색이다. 보통 75키 미만으로 가면 미니배열이라고 하여 몇몇 키들은 조합 키와 레이어 기능을 활용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조합해서 쓰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대체 뭐지..? 단 47키의 극한의 컴팩트함을 자랑하는 OLKB Planck 키보드이다. 키 개수만 부족한게 아니라 모든 키가 직교한다. 제작사 이름인 OLKB이 Ortholinear Keyboard의 줄임말인 이유. 

 

 보통 키보드에서 조합키 사용을 위해 쓰는 fn키는 한 개 정도이지만 이건 Raise, Lower이라는 이름의 두 개의 fn키를 사용해 4개의 레이어를 사용할 수 있다. 아니, 이렇게 해야 겨우 일반 키보드의 기능을 어떻게든 전부 우겨넣을 수 있다. 

 

 이런 걸 불편하게 왜 쓰나 싶지만 특유의 임팩트와 깔끔함이 남달라서 수집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2019년 9월에 매스드랍(현재는 그냥 드랍)에서 주문하고 2020년 5월에 배송받았던 OLKB Planck v6. 여러 업그레이드를 거쳐가며 카일 핫스왑 소켓을 지원하는 첫 모델이다. 

 

 구성품은 알루미늄 하우징, 핫스왑 기판, USB - C to USB - A 케이블, 보강판, 나사, 스테빌라이저이다.

 

 

 기판은 카일 핫스왑 소켓을 사용, 스페이스 바 부분에는 상하방향으로 엇갈리기 배치하여 47키 또는 48키 세팅을 지원한다.

 맨 좌측열(사진상으로는 우측)에는 스위치 대신 로터리 엔코더를 장착할 수 있다.

 

 

거기다 5핀 (스위치 측면 다리)까지 지원해서 좀 징그럽다..

 

 알루미늄 하우징. 블랙 하이프로파일 모델로 선택했다. 왼쪽에 포트 구멍이 있다.

 

 하단에는 나사구멍과 프린팅이 있다.

 

 

 조립은 간단하게 하우징 하단에서 나사를 관통시켜 기판, 보강판, 너트 순으로 결합하게 된다. 물론 스테빌라이저는 미리 장착해야 한다.

 

 

Novelkeys Novelias 스위치를 임시로 결착해본 상태. 스위치 체결방향은 역방향이다.  체리프로파일 키캡 사용시 간섭이 존재해서 간섭이 없는 아콘·카일 Art BOX 적축으로 바꿔줬다. 지금은 단종이라 구할 수 없다.

 

 

 OEM 프로파일의 Planck 전용 Acute 키캡 세트이다. 물론 별매... 모디파이어가 전부 아이콘으로 되어있어 안그래도 난해한데 더 난해하다.

 

 

 enjoyPBT의 무각 체리프로파일 키캡 장착. 어차피 보고도 못 쓸거면 무각도 괜찮지 않을..까?

 

 

 

 XDA 오블리크. 플랑크용 키셋이 없어 잡히는 대로 장착했는데 확실히 스텝 스컬처가 없는 키캡이 어울리는 것 같다.

 

 

역시나 빠지지 않는 GMK Modern Dolch R2. Obscure Kit에 1u modifier들이 있어서 플랑크에 사용하려면 필수적이다.

 

 

 최종 정착은 Signature Plastic의 F10 Flat 키캡. 이 47키 분량이 약 7만원 정도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한다.. 하지만 Planck와의 조합을 보니 포기할 수 없었다. 

 

 

 텐키리스와의 크기 비교.

 

 2020년 5월에 처음 배송을 받았으니 거의 3년을 들고 있었던 셈인데, 군대 갔다온 1년 반을 빼도 1년 반동안 실제 사용은 손에 꼽는다. 정말 실사용으로는 사람이 쓸 게 못 된다. 그럼에도 그냥 가끔 꺼내서 가지고 놀면 좋은 뭐 그런 물건이다. 예쁜 쓰레기는 예쁜 것만으로 그 사명을 다한다고 하지 않던가.

굳이 사용처를 찾자면.. VIA 펌웨어를 올려서 보조 매크로 키패드로 쓰는것도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