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한지는 꽤 오래 됐지만 기록용으로 작성.
Keychron 社는 처음엔 Mac용 무선 기계식 키보드로 유명해졌다. 당시엔 제품 자체의 완성도가 가격대비 그닥 높지 않았는데, 점점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가면서 여러 시도를 하더니 풀 알루미늄 키보드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키크론 Q시리즈인데, 개중에서도 특히 앨리스 배열이라고 불리는 스플릿 배열의 Q8이 눈에 띄어 구하게 되었다.
로터리 엔코더가 달린 Knob 버전과 노브 없이 스위치가 달린 일반 버전이 있고, 바디 색상별로 블랙, 그레이, 블루가 있으며 스위치는 게이트론 프로 적축, 청축, 갈축이 있다. 나는 Knob 버전, 블랙, 게이트론 프로 적축 옵션으로 선택했다.
국내 정발가는 29만원에 달하는 흉악한 가격이지만 타오바오에서 이런저런 할인을 최대로 받아 약 16만원에 직구할 수 있었다.
배송대행지를 거쳐 무사히 수령한 박스. 제품의 형상이 홀로그램 인쇄 되어있다.
박스를 개봉하자 제품이 바로 보인다. 구성품은 USB C to C 케이블, USB A to C 변환 젠더, 매뉴얼, windows/mac용 Modifier 키캡, 키캡 와이어 리무버다.
본체의 모습. 축은 공장윤활된 게이트론 프로 적축으로, 서걱임 없이 가벼운 키압이 딱 좋다.
기본키캡은 상당히 못생겼다. 색 배합도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고 높이도 MT3랑 비슷한 것 같은데 상당히 애매한 형상이다.
후면 중앙엔 USB-C 포트와 windows/mac 모드 전환 스위치가 있다. VIA 사용시 두 레이어를 별도로 편집할 수 있다.
RGB LED가 탑재되어 있다.
기본 키캡을 빼고 GMK Modern Dolch R2를 장착해보았다. Obscure 킷을 사 둔 덕에 미니 스페이스바와 여분 B키를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섀시가 블랙인 김에 WoB 이중사출 키캡도 장착해보았다. 깔끔하니 가장 나은 것 같다.
펌웨어는 VIA를 지원해서 연결 후 실시간으로 키 매핑 변경이 가능하다. JSON 파일을 업로드하면 노브 동작도 변경시킬 수 있다.
풀 알루미늄 섀시에 이중 가스켓 마운트, 노브 탑재, VIA 커스텀 펌웨어, 공장윤활 축에 RGB LED, 핫스왑 기판까지 넣을 수 있는 좋은 건 다 넣고 단돈 16만원에 살 수 있다니, 커스텀 기계식 키보드라는 분야를 2018년부터 파긴 했지만 그 짧은 새 시장이 엄청나게 발전한게 느껴진다. 물론 정발가는 매우 별로다.
앨리스 배열은 처음 사용해봤는데, 타이핑 시 손목 각도와 자세가 상당히 자연스러워지는게 느껴진다. 기존 앨리스 배열 키보드의 가장 큰 걸림돌이였던 B키가 양쪽에 전부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불편함도 전혀 없었다. 보통 영어 B는 왼손으로 입력하고 같은 자리인 한글 ㅠ는 오른손으로 입력하기 때문에 양쪽 어디에 붙어 있어도 한국인은 사용이 불편한 순간이 생기는데, 이런 점을 배려해서 만든 것 같다. 아마 한국인 사용자 말고도 비슷한 경우가 생기는 듯 하다.
노브도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일반 상태에서 돌리면 볼륨 조절, 클릭하면 음소거가 되고 좌측 fn키를 누른 상태에서 돌리면 LED 밝기 조절이 된다. 또한 프로그래밍도 가능해서 키 조합으로 포토샵 브러시 크기 조절, 동영상 빠른 탐색 등에 사용할 수도 있다. 나는 우측 fn키와 조합해서 클릭 시 가상 데스크톱 생성, 돌려서 가상 데스크톱 간 이동을 하게끔 설정했다.
다만 배열 크게 자체의 한계로 Function키가 없는게 좀 불편하긴 하다. 키크론 Q10이라는 확장배열도 있지만 너무 못생겼다. 결국은 그냥 써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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