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뒷편 벽이 휑해서 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공판이나 액자같은 것도 괜찮지만 벽에 구멍을 뚫어야 해서 쉽게 시도하기는 어려웠는데, 인테리어적 측면에서 해 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흡음재 붙이기였다.
계란판 같은 그 스펀지 좀 붙인다고 딱히 룸 어쿠스틱에 도움이 되는 건 없지만 그냥 보기에 좋아서 한 번 시도해볼만 하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국내에서 자재를 사기에는 가성비가 영 좋지 않았다.
그런데, 역시 알리익스프레스에 해답이 있었다.
30cm * 30cm 크기의 흡음재 12개가 배송비 포함 2만원 밖에 안 한다. 거기다가 양면테이프까지 주고 평가도 괜찮길래 밑져야 본전이지 하고 바로 주문했다.
그런데 이거 부피가 상당할텐데 택배가 과연 어떻게 왔을까?
그렇게 도착한 택배....?
아니.. 어떻게 5cm 높이의 폼 12개가 저 크기에 다 들어갔지??
겉포장을 뜯으니 진공압축포장된 폼들과 양면테이프, 설치안내문이 들어있다.
진공포장도 뜯으니 뭔가 높이가 좀 높아졌다. 그런데 이게 과연 제 형상으로 돌아오기는 할지 걱정이 될 정도로 짜부라져 떡이 되어있었다.
일단 전부 분리하고 잠깐 냅뒀는데, 도저히 정상상태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뭔가 잘못된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안내책자를 보니 24시간 이상 방치하라고 해서 베란다에 두고 경과를 지켜보았다.
그렇게 방치한 결과. 확실히 더 커졌다!
전부 거의 정상상태로 돌아온 것 같다. 거의 처음 포장의 8배 높이가 되어버린걸 보니 재밌다.
곧바로 설치를 시작했다.
동봉된 양면테이프가 두께와 접착력이 적절해서 패널마다 4개씩 모서리에 부착했다.
그리고 벽에 위치에 맞춰 붙이니 떨어지지 않고 잘 붙었다.
12개를 전부 교차하는 방향으로 부착했다.
이제 휑한 느낌은 없고 밸런스가 생긴 느낌이다. 책상 자체가 벽에서 대칭이 아니라 좀 어색해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모니터를 중심으로 대칭적으로 배치해서 괜찮아 보인다.
딱히 기대하지도 않긴 했지만 이 흡음재를 붙였다고 반향이 줄어들거나 스피커 부밍이 줄거나 하는 음향적 개선이 생기지는 않았다. 꼴랑 한쪽 벽에 12개 붙인걸로는 택도 없기도 하고, 방음의 측면에서도 흡음재는 반향을 줄이지 차음을 하진 않으므로 딱히 효과가 없다.
하지만 순수 인테리어의 측면에서 값싼 가격에 대충 전문성 있어 보이는(?) 포스를 주어서 아주 마음에 든다.
간접 조명까지 구성하면 보기에 더 좋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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