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전 게시글에서 개봉했던 체리 스트림 TKL 키보드. 참 마음에 드는데 그럼에도 케이블이 일체형이면 C타입 케이블 하나에 키보드를 계속 돌려가면서 쓰는 내 환경에서는 쓸 수가 없다.
그래서 개조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리얼포스 R3S를 개조할 때 사둔 부품 여분도 있었다.
제품 하단에 나사 11개를 풀어준다. 스티커 아래에는 뭐가 없으니 굳이 안 뜯어내도 된다.
그리고 피크를 이용하여 상하좌우의 걸쇠를 조심스럽게 뜯어낸다.
모든 걸쇠가 빠지면 하판이 분리된다. 대충 살펴보니 다행히 탈착식 개조를 하기에 아주 용이한 구조이다.
먼저 기판에 연결되어 있는 일체형 케이블을 분리한다. 저가형 키보드는 보통 케이블 자체가 납땜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웬일로 커넥터 형식으로 되어있다.
전용 핀헤더를 따로 가지고 있진 않았지만, 핀 간격이 2.0mm이라 가지고 있던 JST PH 커넥터가 하단을 살짝 갈아내니 잘 끼워졌다. 이걸 그대로 이용하면 될 듯 하다.
그 다음은 C타입 커넥터를 하판 어디에 어떻게 심을 것인지 정해야 하는데, 중앙에 설치하는 것이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가장 자연스럽기도 하고 또 하판에 공간도 있어서 대충 위치를 잡았다.
그리고 니퍼를 이용해 커넥터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했다.
플라스틱 벽들의 바로 위에 금속 구조물이 닿기 때문에 커넥터가 주변 벽들보다 하단에 위치해야 한다. 그냥 아예 바닥에 딱 붙게 했다. 그 다음에는 기판에서부터 케이블이 커넥터까지 이어질 길을 뚫었다. 하판과 상판을 결합하면 작업할 때 보는 것과 방향이 반대이므로 오른쪽으로 뚫어야 한다.
다음은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C타입 커넥터가 외부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야 한다. 커넥터를 대고 대충 구멍을 그려준 뒤 드라이버와 나사를 이용해 열심히 구멍을 팠다.
드레멜이 있었다면 쉽고 깔끔하게 진행됐겠지만 그런게 없는 관계로 손으로 직접 구멍을 뚫어야 한다.
어느 정도 구멍이 키워지자 건프라용 줄(야스리)를 사용해 구멍을 빠르게 넓힐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다듬다 보니 모양이 약간 우둘투둘하지만 C타입 포트 구멍이 얼추 완성됐다.
다음으로 커넥터를 케이블과 납땜했다. 기판에 적힌 핀 종류와 실제 연결을 잘 보면서 진행해야 한다.
기판부터 커넥터까지 길이가 아주 적당하게 제작이 됐다.
커넥터는 글루건을 이용해 제 위치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비싼 물건이였으면 3D 프린터로 홈에 들어맞게 설계해서 본체 손상을 최소화했겠지만 이건 어차피 3만원도 안 되는 물건이라 그냥 편한 방법을 선택했다. 어차피 이미 니퍼로 왕창 잘라놓기도 했고..
이후 기판에 커넥터를 연결하고 잘 닫은 뒤 나사를 고정하면 개조가 끝난다.
주렁주렁 달려있던 케이블이 없어진 모습.
중앙에 C타입 포트가 깔끔하게 추가됐다.
뒤에서 보면 이런 모습.
케이블을 연결해보니 잘 작동한다.
중앙에 커넥터를 설치해서 기존에 기계식 키보드들과 개조한 리얼포스 키보드에서 쓰던 코일 케이블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개조 선례가 없어서 직접 뜯어보고 어떻게 구현할지를 고민하며 진행했는데, 결과가 아주 깔끔하고 실용적이게 나와서 아주 만족스럽다.
끝
개조 비용:
- Type-C (F) 커넥터 보드 - 500원 (1개)
- PH 2.0 5핀 커넥터 케이블 - 500원 (1개)
-> 합계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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