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장에서 구르던 RTX 3080 FE를 싸게 구출?해와서 열심히 굴린지 1년 반. 문제가 생겼다.
어느 순간부터 간헐적으로 상단팬에서 끼기긱 끼기긱 하는 기분나쁜 설치류같은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점점 빈도와 강도가 심해지고 아예 만성적으로 이런 상태가 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었는데 점점 심해지다 보니 정말 참을 수가 없는 상태가 돼서 결국 3080은 탈착해서 쳐박아두고 서브컴에 있던 2070 슈퍼를 임시로 데려와서 써고 있던 상황.
팬에 윤활제도 뿌려보고 팬커브 조절도 해보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좀 고쳐졌나 싶으면 다시 부활하는 소음 때문에 결국 팬 자체를 통째로 교체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파운더스 에디션이라 팬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타오바오에서 교체용 팬을 직배송으로 배송비 포함 16000원 정도에 구매했다.
약 9일만에 빠르게 도착한 팬. 요즘엔 타오바오에서 직구하는것도 거진 열흘안에 오니까 부담이 덜하다.
일단 겉보기에는 똑같은 것 같다.
분해를 시작.
먼저 팬 옆에 보면 프레임 안쪽에 홈이 있는데, 도구를 이용해 들어서 빼낸다. 이후 그 아래에 있는 네 개의 볼트를 제거한다.
그 다음은 숨어 있는 볼트를 제거해야 한다.
저 부분에는 자석 캡이 볼트에 붙어 숨어있는데, 테이프 등으로 캡을 붙이고 자석이 쉽게 떨어지는 방향으로 당겨서 제거하면 볼트가 드러난다.
캡을 모두 제거하고 볼트를 제거한다.
그러면 백플레이트와 기판의 고정은 모두 해제가 됐다.
서멀패드에 주의하며 백플레이트를 떼어낸다. 채굴품을 샀다보니 비정품 써멀이 붙어있는 모습.
교체해야 하는 팬의 커넥터는 이곳에 있다.
먼저 팬 하단에 있는 고정나사 4개를 전부 풀어준다.
다음은 커넥터 래치 잠금을 해제한 뒤 수평하게 당겨서 연결을 제거한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팬을 바로 잡아당겨 뺀다면 새 팬 커넥터를 다시는 못 집어넣게 될 수도 있다. 팬 케이블이 방열판 사이 아주 작은 틈새로 이리저리 꺾여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 집어넣어서 바로 자리를 잡는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백플레이트만 분해해서 해결할 문제를 완전분해를 해야만 하게 된다.
따라서 길을 미리 잡아줄 수 있도록 기존 팬의 커넥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이도록 한다. 정가운데에 오도록 테이프를 붙이고 양쪽에서 접어서 폭을 맞춰준다.
이렇게 길다랗게 테이프로 연장했다면 비로소 팬을 들어올린다.
케이블이 끊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당겨서 팬을 제거한다. 이렇게 테이프가 연결된 상태로 기존 팬이 완전히 빠져나오면 테이프 끝을 잘라서 기존 팬은 제거한다.
먼지에 쩔어있는 기존 팬과 새로 준비한 팬.
새로운 팬의 커넥터 끝을 아까 빼놓은 테이프 줄 끝에 테이프로 부착한다.
그리고 다시 반대쪽에서 테이프를 살살 당기면서 커넥터를 제 위치로 빼내어 주면 성공이다.
이후 팬 나사 고정, 팬 커넥터 연결, 백플레이트 장착, 볼트 고정 등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을 해주면 팬 교체가 완료된다.
먼지 하나 없는 새 팬으로 교체된 모습. 채굴장에서 구르다 와서 본 몸체는 너덜너덜하지만.. 팬만큼은 다시 새것이 됐다.
그대로 장착하고 사용해 보니 정신 나갈것 같던 그 고통의 소음이 깔끔하게 사라졌다.
통상적인 그래픽카드의 구조가 아닌 난잡하기 그지없는 구조였지만 침착하게 진행하니 다행히 문제없이 교체가 잘 되었지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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