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은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한번 설치하면 건드릴 일이 없어서 일반적으로는 직접 만들 일은 없다. 그냥 한 두개 사서 컴퓨터와 공유기를 연결하고 나면 더는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런데, 홈 서버를 구축하고 온갖 장치들을 설치하고, 패치 패널을 사용하는 등 홈 네트워크의 복잡도가 올라가면 슬슬 이 케이블 사는게 기분이 별로 안 좋다. 수십 개는 사야 하기도 하고, 길이도 시중에 판매하는 최소길이는 30cm~50cm 정도인데 이보다 훨씬 짧은 케이블이 필요한 경우도 많으며, 또 케이블 색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랜선을 직접 원하는 재료를 이용해 원하는 길이로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보통 신뢰도 높은 케이블을 만들기 위해서는 LS전선의 비관통형 커넥터와 랜툴, 선재를 사용해야 하지만 난 그냥 집구석에서 쓸 것이기에 매우 저렴하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커넥터와 랜툴, 부트를 구매했다.
커넥터와 랜툴, 부트를 모두 합쳐 17000원 정도 되는 가격이다.
그리고 도착한 커넥터와 부트. 커넥터는 금속 실딩이 있는 관통형 커넥터로 선택하고 부트는 투명한 것으로 선택했다.
관통형 커넥터의 경우 비관통형에 비해 신뢰도는 낮지만 조립 시에 케이블 길이를 미리 재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작이 훨씬 간편하다.
선재로는 원래 제작 전용으로 따로 파는 50m롤과 같은 제품들을 쓰는게 통상적이지만 당장에 그렇게 많은 양이 필요한 게 아니고 아주 짧은 랜선을 위주로 제작할 것이기 때문에 시중에 파는 10m 랜선을 잘라서 선재로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가격차이도 크게 나지 않아서 소량 제작시 괜찮은 방법이다.
선재를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외부 피복을 적당한 길이만큼 벗긴다. 이 때 내부 피복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다음은 부트를 먼저 집어넣는다. 반대쪽 커넥터를 만들기 전이라면 빼먹어도 기회가 있지만, 반대쪽 커넥터가 이미 완성된 상황에서 이걸 빼먹으면 영영 못 넣으니 미리 넣어주는 습관을 들이자.
이제 이 내부의 8개의 심선을 랜 커넥터에 올바른 순서로 꽂아야 하는데, 따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손으로 선을 올바른 순서로 나열하여 잡아 두어야 한다.
주황줄무늬 - 주황 - 초록줄무늬 - 파랑 - 파랑줄무늬 - 초록 - 갈색줄무늬 - 갈색 의 순서로 잡는다.
그리고 그렇게 잡은 상태 그대로 랜 커넥터를 밀어넣으면 랜 커넥터의 심선 자리에 케이블들이 제 위치로 끼워져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위치가 바뀌거나 제대로 안착이 안 되는 경우가 쉽게 생기므로, 정상적으로 배치될 때 까지 여러 번 시도해야 한다. 처음엔 어려웠는데, 익숙해지니 쉽게 된다.
이제 이 심선들을 커넥터에 '찝어'주는 과정만 남았다. 관통형 커넥터용 랜툴의 압착부에 커넥터를 끝까지 장착한다.
관통형 커넥터의 경우 커넥터의 핀이 심선을 찝는 과정과 동시에 칼날로 튀어나온 심선을 자르게 된다. 랜툴의 손잡이를 힘껏 눌러 심선 고정 및 튀어나온 심선 커팅을 해준다.
금색 커넥터 핀이 심선에 제대로 꽂히고, 관통형 커넥터의 튀어나온 심선이 제대로 커팅되면 위와 같이 커넥터 설치가 완료된다.
이후 미리 넣어둔 부트를 당겨와서 커넥터에 씌우면 완성이다!
반대쪽에 대해 동일한 작업을 한 번 더 해주면 랜선이 하나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한 랜선은 랜선 테스터를 이용해 연결이 올바르게 이뤄지는지를 확인 후 사용하면 된다. 테스터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몇천원 선으로 아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쓸 데는 없지만 극단적으로 짧은 초미니 랜선도 만들어 보았다.
연결도 잘 된다.
이제 신나게 랜선을 왕창 만들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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